세상을 바꾸는 일을 하고 싶어서 국제개발협력 업무를 시작한 지 만 11년이 되었습니다. 남들은 돈을 버는 일을 하지만 저는 돈(예산)을 쓰는 일을 합니다.
올해 우리나라 예산의 42%에 해당하는 267조원의 프로젝트 예산을 집행했고 아프가니스탄, 솔로몬군도, 니카라과, 카메룬, 볼리비아 등 12개국을 넘나들며 ‘들리지 않았던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고, 보이지 않던 사람들의 얼굴이 보이게 하는 일’을 해왔습니다.
돈 쓰는 일도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결과로 증명해내고 싶어 일하면서 정책학 석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지금 맡은 일을 ‘직’이 아닌 ‘업’으로 삼으며, 일에 대한 애정과 철학을 꾹꾹 눌러 담아 일하고 있습니다.
이직이 능력인 시대에 여전히 연차가 무기인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안정적인 곳에서 좋은 일한다며 종종 부러움을 사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저 ‘좋은 것’, ‘멋진 것’이라는 말에 담기에는 제 일의 밀도와 부피가 너무 높고 큽니다. 결과를 만들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고, 일하면서 성장하며 ‘업’의 환경을 바꾸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거든요.
현재의 삶에 만족하고 안주해도 될 텐데, 저는 왜 굳이 이 고된 길을 택했으며 그 과정에서 얻은 것은 무엇일까요? ‘돈 쓰는’ 사람들은 어떤 마음으로 일하고 있는지, 국제개발협력의 문법과 공공기관의 언어로 이야기합니다.
소제목1: 제가 하겠습니다! - 조용히 조직의 에너지를 바꾸는 법 -
소제목2: 좋은 일 하면서도 확실한 결과를 만드는 방법